마음으로 부르는 노래                                        鄭 殷 敎   作

 따스한 햇살이 있는 창가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아내의 따뜻한 미소와

 찻잔 위로 피어나는 이야기들

 창가에는 나뭇잎들이 살랑대고

 나뭇가지는 봄볕에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햇살과 그림자는 서로 연이어 교차하고

 빛은 물결에 반사되어 빤짝이는데

 벤치는 아직도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먼산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앙상했던 가지에는 새순들이 봄날을 재촉하는구나.

                                                                                                                                                 050213

 겨울 밤

 따스한 동화로에 군밤이 익어갈 때

 할머니의 옛 이야기는 구수하게 무르익고

 이불 속 아이들은 침이 꼴깍

 겨울 밤 대청마루 홍시는 빨간 홍시는

 앵두보다도 사과보다도 더 붉고 달았다.

 대나무  숲은 산바람에 시원한 마찰음을 내고

 초승달은 별들과 친구하며

 우리의 밤을 지켜주었고

 소쩍새 울음소리와 할머니의 옛 이야기가

 자장가처럼 들릴 때

 아이들은 하나 둘 꿈나라 여행을 준비하였다.

 세월이 흐른 후

 그 겨울 밤들은 동화 속 그림처럼

 우리의 추억으로 남았다.

                                                                                                                                                        041205

  봄이 되면

 봄이 되면

 화단에 꽃들을 심을 겁니다.

 빨강.노랑.하양.분홍의 예쁜 꽃들이

 봄. 여름. 가을 내내

 화사하게 피어있게끔

 봄이 되면

 정원에 나무들을 심을 겁니다.

 초록의 싱그러운 나무들이

 온 계절 우리의 마당에서

 그 푸르른 잎새들을 자랑하게끔

봄이 되면

밭에는 채소를 심을 겁니다.

고추.상추.토마토.가지 등을

그러면 날마다  날마다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지겠지요.

봄이 되면

여기저기 유실수들을 심을 겁니다.

포도.복숭아.앵두.사과 등을

그러면 수확의 계절은 한층 넉넉해지고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즐거움과 기쁨이 되겠지요.                                                                                 041203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낙엽이 뒹굴고

 찬바람이 허리를 휘돌아갈 때

 따뜻한 한 잔의 차를 마시고

 가벼운 이야기할 그러한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세상살이 고달파지고

 내 가슴이 텅 빈 것 같을 때

 가벼운 농담도 좋고 즐거운 이야기거리도 좋은

 그러한 이야기를 할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별 말이 없어도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즐거움이 되고 가벼운 미소로도

 위안이 되는

 그러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겨울의 찬바람과 영하의 추운 날에도

 서로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고

 서로의 믿음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041203

 좋은 친구

 좋은 친구란

 같이 웃고 같이 울 수 있는 친구입니다.

 눈빛만 보아도 그 뜻이 통하고

 어눌하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실이 있고 그 뜻을 서로 이해합니다.

 좋은 친구란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해

 몸 짓 하나  말 한 마디에는

 따뜻한 온기와 정이 묻어 납니다.

 어려울 때 도움이 되고

 슬플 때는 슬픔을 덜어주며

 즐거울 때 더 큰 즐거움이 됩니다.

 좋은 친구란

 서로가 믿음이 됩니다.

 내가 부족할 때 힘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고

 그가 어려울 때 내가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항해에 돛과 키가 되어

 순풍일 때나 폭풍우 속에서도

 서로 의지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듭니다.

 좋은 친구란

 그리움이 있습니다.

 멀리 있어도 같이 있듯이

 그의 온기와 체취가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041203

멀리 돌아 다시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가슴이 이리도 아픈 것은 왜일까요?

가슴에 담겨있던 사연이 그리도 애절했던 것을

지나면서 깜빡 잊고 있었던 게지요.

 바람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

 문득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리운 사람들도 고마웠던 사람들도

 이제는 추억처럼 가슴에 담겨져 있겠지요.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아파오는 것은 왜일까요?

 그 동안의 괴로움과 서러움을

 꿈처럼 잊고 있었던 게지요.

 흐르는 물처럼 세월은 가도

 나는 언제나 그대로 나일 뿐

 외로움도 그리움도 추억이 되어

 마음속에 두고두고 자리하겠지요.

 공원에서

 봄바람에 벚꽃잎은 흩날리고

 은행나무는 새잎이 연푸르다.

 전나무 가지에는 푸르름이 더해지고

 벤치에 앉은 사람들은 한가롭기만 한데

 따스한 햇살아래 봄의 나른함이 묻어있다.

 공을 차는 사람들은 활기가 넘쳐나고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는 생기가 느껴지네.

 단정히 정리된 회양목 울타리

 여인들의 옷차림이 한층 화사해져가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는구나.

 푸르른 하늘에는 흰 구름 몇 점 떠 있고

 벤치 옆 목련나무 하나  하얀 꽃잎을 자랑하는구나.

  자유를 위하여

 허물같은 일상을 벗어 던지고

 새처럼 훨훨 날아 가고 싶다.

 꽃피고 새들 지저귀는 곳,

 푸른 숲 맑은 물 있는 자연 속으로........

 잡다한  생활의 끈을 끊어 버리고

 바람따라 마음따라  떠나고 싶다.

 가다가 지치면 자연 속에 머물고

 생각나면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길을 떠나리

  내 고향으로 가고 싶다.

 맑은 물에 은어, 버들치 노닐고

 푸르른 잎사귀 대숲이 아름다운 곳

 내 고향으로 가고 싶다.

 시냇가에는 아이들의 물장구짓에 즐겁고

 들판에는 나락들이 넘실되던 곳

 내 고향으로 가고 싶다.

 둥근 산자락 산소에는 민들레, 할미꽃이 정겹고

 산골짜기 맑은 물에는 가재들이 한가롭던 곳

 상쾌한 골바람과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하며

 어미소, 아기소가 음메 엄메 하는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한 낮에는 산비둘기 구구되고

 까투리, 장끼 한가로이 노니는 곳

 밤이면 반딧불이가 이 곳 저 곳에서 빛나고

 부엉이, 소쩍새 울음이 정답던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내 고향으로 가고 싶다.

 잔디에 누워                                                                                                                                 

 잔디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네

 파아란 하늘엔 뭉개 구름 몇 점

 내 마음도 흰 구름 따라 흘러가네

 잔디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네

 푸르른 산에는 소나무들 무성하고

 새소리 풀내음에 즐거움이 가득하네

 나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팔베게하고  잠을 청하네

 새소리 자장가 삼고 꽃내음 풀내음에 흠뻑 취해

 오늘 하루  단 꿈을 꾸어보리

 삶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 물으신다면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라 말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가 물으신다면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유로우려면 구속에서 벗어나야 하고

 평화로우려면 시시비비에서 물러서야 합니다.

 명예도 지위도 때로는 구속일 수 있으며

 돈도 여자도 때로는 구속일 수 있습니다.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너무 멀리도해서도

 안되는 것들이 많으니

 이러한 것들을 알고 다스릴 줄 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시작이 아닐까요?

 그 대

 내 그대를 사랑함에 말이 필요하리

 미소진 그대의 얼굴이 바로 나의 행복인 것을

 다정한 그대의 목소리는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 듯하고

 그대와 함께 있으면

 편안함과 즐거움이 같이 있는 걸 ....

 이별

 내 그대를 위해 시간을 비워 두었으나

 그 대는 나에게 시간이 없다 하네

 나는 그대를 위해 만남의 기쁨을 이야기하나

 그대는 나에게 이별의 잔을 들라 하네

 나는 그대의 그림자가 될 수 있으나

 그대는 밝은 양지만 바라보네

 먼 훗날  그대는 말하리

 그림자의 추억이 있어 인생이 삭막하지만 않았다고 .....

 들 꽃

 인적이 드문 산길에 들꽃이 피었구나

 보아주는 이 없어도 그 자태 아름답고

 이슬을 먹고 사니 순수함 그 자체로다.

 산새소리에 잠이 깨고 벌 나비와 같이 노니

 신선이 부러울까?

 밤에는 달과 별이 벗이 되고

 낮에는 새소리 물소리가 정겹구나

 짧은 세월을 탓하랴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행복한 삶이 여기있네.

 계수(溪水)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피아노소리보다 경쾌하고

 부서지는 물방을은

 옥구슬보다 영롱하다.

 맑고 맑은 물 속은

 피라미들의 놀이터

 가재도 뒤뚱거리며

 산책을 나오는구나.

 낙엽은 살랑거리며

 물위에 내려앉고

 그 물 속에는 하늘도 있고

 구름도 노니는구나.

 바위에 앉아 계곡 물을 바라보니

 마음은 맑아지고

 나도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되었네.

 獨酌

 한 잔  한 잔 또 한잔에

 그리움이 묻어나네

 한 잔 속에 사랑이,

 한 잔 속에 미움이

 나는 가만히 앉아

 사랑을 마시네. 미움을 마시네.

 한 잔 한 잔  또 한 잔에

 한 숨이 묻어나네

 한 잔 속에 부모님이,

 한 잔 속에 사랑하는이들

 한 잔 속에 걱정을,  

 한 잔 속에 미안함을 마시네

 잔 속에 얼굴이 가만히 나를 보네

 나는 그 얼굴에 미안하여

 또 잔을 비우네

 잔 속의 얼굴이 나를 보고 웃네

 나는 그 얼굴이 미워져

 또 잔을 비우네.

 텔레비젼

 바보상자를 바라보다 바보가 되었네

 이 것이 진실이라 하면 진실이 되고

 저 것이 거짓이라 하면 거짓이 되네

 바보상자를 바라보니 걱정이 없네

 나는 마냥 걱정 없는 바보가 되어

 울고 또 웃네

 천지에 바보들이 많기도 한데

 그들도 또한 내 마음 같을까?

 바보상자가 웃으면 따라서 웃고

 바보상자가 웃으면 따라 우네.

 고개를 돌리니 외로움이 옆에 있네.

 고향

 초갓집 지붕위에 정이 달리고

 파아란 하늘에는 뭉개 구름 몇 점

 초갓집 지붕에는 사랑이 달리고

 뜰에는 고추잠자리 떼 한가로운 오후

 마당에 널린 빨간 고추가

 정겨운 고향마을

 초갓집 지붕에는 정이 주렁 주렁

 뜰에는 추억이 아롱아롱

 툇마루에는 할머니께서

 저녁상에 올릴 풋소채 다듬기가

 한가롭다.

 별 (星)

 별에는 꿈이 있다.

 별에는 사랑이 있다.

 견우직녀의 애틋한 사랑도

 밤하늘 별자리의 전설들이

 꿈처럼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소시절 저 별은 내 꿈의 전령사

 깜박 깜박이며 날 오라 손짓한다.

 별 하나에 이야기 하나

 별 둘에 이야기 둘

 밤 새도록 끝없이 소근 소근

 추억이 매달린 밤하늘

 오늘도 옛 꿈을 꾸며 잠자리에 든다.

 어머니하면 가슴이 시립니다.

 어머니하면 그리움이 앞섭니다.

 꽃 (花)

 너의 미소 너의 몸짓

 사랑일까 ? 그리움일까?

 예쁜 미소는 뭇 사람을 설레게 하고

 가여린 몸짓은 애틋하기만 한데

 눈물 먹은 얼굴은 차라리 신선하고

 강렬한 태양아래 고개를 숙이네

 영원히 이 모습 간직하고 싶지만

 비바람 궂은 날이

 내버려 두지 않는구나.

 돈(錢)

 돌고 돌아서 돈인가

 돈에 울고 돈에 우는 인생이

 돈처럼 돌고 도네

 빙글빙글 도니 정신이 없네

 정신 없이 돌아도 가는 곳은 한 곳인데

 너무 웃지도  너무 울지도 말게

 너무 울고 너무 웃으면

 어지러운 꿈이나 꾸게 되니 ......

 강 (江)

 오늘도 내일도 나는  흐르리

 애증도 사랑도 모두 같이 묻고서

 아이들의 천진스런 몸짓도

 아낙들의 빨래방망이 소리도

 모두 가지고서 멀리 고향을 찾아 가리

 그기에는 나의 쉴 곳이 있으리

 사랑의 속삭임도 노인들의 한 숨소리도

 모두 싣고서 나는  오늘도 그냥 흘러 가리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도

 마냥 즐겁기만 한데   멀리

 도시의 불빛 속에는 웃음과 울음이 묻어나네

 오늘도 내일도 나는 그냥 흐르리

 애증도 미움도 사랑도 웃음도 모두 싣고서

 내 고향  찾아가리

 그기에서 내 안식을 찾으리

 내 꿈을 찾으리

 새로운 꿈을 꾸어보리 .....

 세월(歲月)

 흐르는 물처럼 살리라

 다짐하고서

 변함없는 바위처럼 살리라

 맹세하고서도

 마음이 모질지 못해 세월의 격랑에

 내 몸과 마음이 흔들리네

 세월이 흐른 후 말하리라

 물처럼 바위처럼 살지는 못해서도

 온갖 풍파속에서도

 산처럼 그렇게 그렇게 살았노라고 ...........

 비(雨)

 주룩 주룩 내리는 비에 내 마음이 젖어온다.

 세상에 찌든 먼지를 씻어  깨끗한 마음이 될까?

 내리는 비는 하염없이

 온종일을 내리고도 여운이 남아

 마음속에 후두둑거리며 내리고 있다.

 창가에 서서 밖을 보니

 우산을 기울이고 걷는 사람들이 갈 길을 재촉하고

 차들은 물방울을 튀기면서 제 갈 길을 간다.

 비 속에 신록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나무와 꽃은 생기를 되찾고 있다.

 그리움도 추억도 비처럼 다가오고

 더위에 지친 내 마음에도  새로움이 차오른다.

 그리고

 나는 가만히 창가에 기대 먼 하늘을 바라본다.

 부모(父母)

 고향 집을  떠나 올 때

 아버지께서 마루에서  잘 가라  손짓을 하시고선

 말 없이 바라보고 계셨고

 어머니께서는 동구 밖까지 나오셔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계셨다.

 세월이 흘러 내가 부모가 되어서야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약간이나마 알게 되었고

 그 눈 빛 몸짓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못난 자식이 아플새라 혹시 마음이 다칠새라

 그런 세월을 보내셨건만

 세월이 흘러도 철들지 못한 내가

 얼마나 한심스러운가.

 고향(故鄕)

 어릴 적 고향은 아련한 추억

 할머니께서 차려 주시는 밥상은

 상치, 된장, 보리밥이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고

 도란 도란 옛 이야기들

 정담이 가득한 밥상

 여름 밤에 초승달은 앞산마루에 걸리고

 별빛은 보석보다 아름다웠고

 댓잎사귀가  서걱이는 소리는

 파도처럼 왔다가 물결처럼 사라지곤 했다.

 지금 가끔 가는 고향에는

 그리운 사람들은 어딜 가고  산천도 변해 있구나

 은어잡이로 즐거웠던 내는 물길이 좁아졌고

 참외 수박 밭에는 둑이 나 있는데

 고향마을 대숲소리는 여전하고

 당수나무 몇 그루만  제자리를 지키며

 옛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구나.

  어린 시절

 어린 시절 시골집 문고리는 겨울의 매운 추위에

 손이 쩍쩍 붙었었다.

 논바닥 얼음판에는 팽이치기가 재미있었고

 냇가 얼음판에는 동네아이들의 놀이터

 철사 줄로 만든 스케이트에 겨울의 낮은 활기찼고

 어머니께서는 젖은 양말과 옷에 꾸중이 잦았었다.

 지금처럼 눈썰매장은 아니어도

 즐거운 아이들의 행복이 겨울의 추운 날씨를 녹이고도 남았었다.

 화로가에 고구마,밤이 알맞게 익어가고

 두런두런 옛 이야기는 밤늦도록 재미있었다.

 도깨비, 귀신이야기에 화장실 가기가 두려웠고

 아침햇살이 창호지에 황금 빛을 물들이면

 새날의 즐거움이 새록새록하였다.

 희망

 아픔은 가슴으로 삭입니다.

 외로움은 오늘도 파도처럼 밀려오고

 오늘은 또 내일을 걱정합니다.

 세월의 기다림에 서서히 지쳐가고

 내 육신과 정신이 그나마 버텨가는 것은

 희망이라는 미련이 있어서겠지요.

 내일은 또 내일로

 모래는 또 그 나름대로

 우리는 희망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겠지요.

 먼 훗날 말하겠지요.

 어려운 나날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먹고 살아왔다고 .......

 상념

 바람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바보, 바보, 바보 .....

 그 말에 몇몇 일을 밤 잠을 설치었습니다.

 파도가 소리치며 말하길 천치, 천치, 천치 .......

 그 말에 또 몇몇 날을 괴로워 하였습니다.

 그러나  문득 생각해보니

 바람은 그냥 스치는 바람일 뿐, 파도는 그냥  철썩이는 파도일 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내 마음에 바람이 일고 파도가 쳤을 뿐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바람의 서늘함과 파도의 포말을 바라보며

 가벼운 상념에 잠길 뿐입니다.

  봄비

 봄비가 내리면

 마른 대지에 봄비가 내리면

 새로운 생명들이 잉태되겠지요.

 봄볕이 비치면

 따스한 봄볕이 비치면

 실개천에도 온갖 생명들이 꿈틀 대겠지요.

 내리는 봄비는 생명의 서곡처럼

 온누리에 일어나라. 일어나라

 모두들 깨어나라.  깨어나라.

 대지와 초목을 두드리며 외치며 노래하겠지요.

 봄비가 내리면

 봄 볕이 비치면

 내 마음의 대지에도

 내 속에 있는 실개천에도

 왕성한 생명의 꿈틀거림이 시작되겠지요.

 진달래, 개나리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맑은 물에는 개구리, 송사리도

 친구 따라 헤엄치며 즐겁게 노닐겠지요.

 생각나는 사람

 눈꽃이 피면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이 고와 사슴 같은 사람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면 생각나는 이가 있습니다.

 눈동자가 맑고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

 시간이 흘러도 그리운 사람

 시간이 꽃잎처럼 떨어져도 아름다운 사람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도 아름다운 추억들

 사랑

 오늘 그대와 나

 가슴 진한 사랑을 하리라

 온갖 가식을 벗고 맑은 영혼으로 그대를 사랑하리라.

 내일도 모래도 잊고 오직 그대만을 생각하리

 차디찬 겨울 밤도 우리를 비껴갈 뿐.

 우린 전설처럼 아름다운 그러한 사랑을 하리라.

 오늘 그대와 나

 가슴 시린 사랑을 하리라.

 보고 또 보아도  다시 보고픈

 그러한 사랑을 하리라.

 세상의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

 우린 별처럼 아름답고 불꽃처럼 정렬적인 그러한 사랑을 하리라.

   친했던 친구를 보내며

  꽃잎이 날리는 것은 한때 아름다운 꽃이 피었음이요

  낙엽이 날리는 것은 한때 푸르른 잎사귀를 자랑하던 녹음을 경험했음이라

  날리는 꽃잎도 떨어지는 낙엽도 아름답고 자랑스런 계절의 산물인 것을....   

    2021. 12.19 정은교